"취한다고 뭐가 달라져요?"






"취하면, 혼인하지 않아도 되냐구요."

"넌 내 마음을 모른다."

"날 좋아하는데, 마음에도 없는 여자와 혼인하게 돼서 이러는거잖아요."

"..너 알고 있었어? 헌데 왜,"

"..."

"아, 아니. 허면, 허면.. 수야."

"..."

"내, 작은 부인이, 되어줄래?"

"..."




"폐하도 형님들도, 부인을 여럿 두셨으니, 흉은 아니다!"

"비록 정 부인은 아니여도.. 내가 잘해 줄 사람은 너 뿐이니까, 그러니까 수야.."

"시, 싫어요."




"..그렇게 살 순 없습니다.. 내 사람을 여러 여자들과 공유하고.. 날 만나와주기만을 기다리면서, 늙고 싶진 않아요."




"..거짓말.."

"..."


"내 첫째부인으로 맞겠대도.."


"넌 싫다 했을거다.."

"..."


"난 멍청해.. 나도 안다."

"..."

"형제들은 책 열 권 읽을 때.. 난 겨우 한 권 뗄까.."

"..."

"아버님의 말씀도.. 태사의 가르침도, 단 번에 이해한 적이라곤 없다. 난 항상.. 바보 였을 뿐이야. 그래서 너도 내가 싫은 거 겠지."

"하.. 전 황자님과 있을 때 제일 즐거웠습니다."




"황자님은,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 줄 아는 분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황자님 앞에서 만큼은, 마음 졸이지 않고, 마음껏 웃고, 울고.. 화 낼 수 있었어요."

"그런 위로 따윈 치워. 넌 역시,"




"못 된 계집이다."

"..."

"처음부터 알았어. 넌 결코, 내 것이 돼주지 않을 걸."

"..미안하다고 하면, 정말 못 된 거겠죠."

"..."

"그러니까.. 사과는 하지 않을 겁니다."

"날.., 좋아하긴 했어?"

"지금도 많이 좋아합니다."

"..."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