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혜자한테 삐진건가?

그쪽한테 말도 않고 떠나 버려서?

 

제가 여러번 싫은 내색을 했는데도 계속 손녀 분 얘기를 하시는 의도를 모르겠네요

혹시 제가 손녀분을 계속 그리워하시길 바라는 거예요?

 

..내가?

 

아니시면 그만해 주실래요?

아- 현재 제 상태에 대해 대한 비난도 듣기에 그리 유쾌하지 않고 제 상태가 외국에 간 손녀분과는 더욱 상관이 없어서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손녀분과는 잠깐 지인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단호하시네

단호박님, 타인이라도 염려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하

 

돌아오면,

혜자가, 돌아오면

 

달라질 거 없어요

 

혜자가 서운하겠네

잘 마셨어요

다음엔 내가 한잔 살게

 

 

 

 

 

 

 

 

 

 

 

#

 

 

불쌍해,

내가

그리고 너도,

불쌍해

기다려, 내가 도와줄 거야 아니, 혜자가 도와줄 거야

 

아니, 전 됐으니까..

 

도와줄 거야 혜자가,

돌릴 수 있어..

진짜야

 

 

시간을 돌릴 수 있는 기회!

진짠데?

이거 할 수 있는데?

너 나중에 딴 말하기 없기다?

이거, as안되는 거야

 

 

온대요, 혜자가?

 

 

언제요?

 

..곧

 

 

 

 

 

 

 

 

 

 

 

#

 

 

 

 

너희 사귀었어?

 

..아닌 거 같아.

 

 

 

어, 어, 무지개, 무지개!

여, 여기 봐 봐, 무지개 떴잖아!

 

아, 이게 무슨 무지개야, 기름띠구만.

 

아이, 참, 운치 없기는, 씨.

너 그거 알지?

북극에 가면, 오로라 볼 수 있는 거.

 

알지.

 

나느은! 꼭 오로라 보러 갈거다~

이렇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슉~

 

그래.

 

내 생각엔, 오로라는, 에라야.

 

에라?

 

에러, 에러라고-, 버그, 작동 오류!

내가 옛날에 어디선가 읽어 봤는데

씁, 오로라는 지구 밖에 있는 자기장인데-

어쩌다 보니, 북극으로 흘러들어 왔다는 거야

그 말인즉슨!

오로라는, 조물주가 의도한 대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만들어진, 에라다 이거지!

 

나 같은 거네?

 

..근데,

너~무 아름다운거야.

 

 

 

...

 

 

 

그 에러가,

에러인데도-

에러도- 아름다울 수 있어

눈물 나게.

 

 

...

 

 

 

나는,

오로라를 막 만나는 순간에,

막, 울 것 같아.

와-

오로라다.

 

...

 

너무,

사랑스러울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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